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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좋을 때 레버리지 ETF만큼 매력적인 상품도 없습니다. 기초 지수가 10% 오를 때 20%, 30%의 수익을 안겨준다는 말은 단숨에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용이 아니다"라는 경고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수치를 통해 파헤쳐 보고 왜 장기 투자가 독이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레버리지 ETF의 치명적 함정 - '일간 수익률'

레버리지 ETF의 상품 설명서를 자세히 보면 "기초 지수의 일간 수익률의 2배, 3배를 추종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 투자자의 착각: "S&P 500 지수가 1년 동안 10% 오르면, 2배 레버리지 ETF는 20% 오를 것이다."
  • 실제 작동 방식: "S&P 500 지수가 오늘 1% 오르면, 2배 레버리지 ETF는 오늘 2% 오른다."

이 미묘한 차이가 장기적으로 엄청난 격차를 만드는데 이를 변동성 함정 또는 음의 복리 효과라고 부릅니다.

 

2. 수치로 보는 '변동성 함정'

기초 지수와 2배 레버리지 ETF에 각각 100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비교해보겠습니다.

 

📝 시나리오: 지수가 하락 후 원금으로 회복한 경우

  • 투자 원금
    • 기초 지수: 100만 원
    • 2배 레버리지 ETF: 100만 원

📉 1일차: 시장 -20% 하락

  • 기초 지수: 100만 원 * (1 - 0.20) = 80만 원 (-20% 손실)
  • 2배 레버리지 ETF: 100만 원 * (1 - 0.40) = 60만 원 (-40% 손실)

📈 2일차: 시장 +25% 상승

  • 기초 지수: 80만 원 * (1 + 0.25) = 100만 원
    • 최종 수익: 0% (원금 회복)
  • 2배 레버리지 ETF: 60만 원 * (1 + 0.50) = 90만 원
    • 최종 수익: -10% (손실)

이제 어제 80만 원이 되었던 기초 지수가 원금(100만 원)을 회복하려면 25%가 올라야 합니다. 이때 2배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2배이므로 +50%가 오릅니다. 25%가 상승하면 기초 지수는 본전으로 오지만 2배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10%의 손실을 확정지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변동성 함정'입니다. 지수가 오르락내리락 횡보하는 것만으로도 레버리지 ETF의 가치는 녹아내릴 수 있습니다.

 

3.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

핵심은 '비대칭성'입니다.

  • 하락할 때: 100만 원의 -40%는 -40만 원입니다. (남은 돈: 60만 원)
  • 상승할 때: 남은 60만 원의 +50%는 +30만 원입니다. (된 돈: 90만 원)

손실은 더 큰 원금(1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되고 이익은 더 작아진 원금(6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이 구조적 비대칭성 때문에 변동성이 클수록 투자자는 불리해집니다.

 

4. 숨겨진 비용 - 높은 수수료와 기타 비용

변동성 함정 외에도 레버리지 ETF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많습니다.

  1. 높은 운용 보수: 일반 ETF(S&P 500 추종 VOO: 0.03%)에 비해 레버리지 ETF(TQQQ: 0.88%)는 운용 보수가 매우 비쌉니다. 이 비용은 매일 자산 가치에서 차감됩니다.
  2. 기타 금융 비용 (롤오버/스왑 비용): 레버리지 ETF는 선물, 스왑 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수익률을 만듭니다. 이 파생상품을 유지(롤오버)하는 데는 지속적인 금융 비용이 발생하며 이 역시 ETF 성과에 반영되어 장기 수익률을 갉아먹습니다.

 

5. 결론 - 레버리지 ETF는 '독이 든 성배'

레버리지 ETF는 장기투자 상품이 아니라 단기 트레이딩 상품입니다.

  • 언제 사용해야 할까?
    •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며칠 또는 몇 주 이내의 단기적이고 강력한 확신이 있을 때.
    •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SQQQ 등)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됨.

만약 'Buy and Hold' 전략을 가진 장기 투자자라면 레버리지 ETF는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장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순간 자산은 변동성에 갇혀 서서히 녹아내릴 것입니다. 이 글이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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